제성의 다락방

기도잡설

하낙타라 2008. 2. 19. 23:12

 

 혼자 있을 때면 종종 기도를 하게 된다. 그것이 하느님에게로 향하는 것이든 혹은 나 자신을 향한 것이든

조용히 나의 마음에 말을 걸고 싶어진다. 아프기 때문이다. 외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바깥 생활의 분주함과

오고가는 만남 속에,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다면 왠만하게 스쳐지날만한 이야기들이 가슴 한켠에서 말을 건다.

아마 외로웠나보다. 그리고 기도하고 싶어진다. 은총의 이름으로 사랑의 이름으로 어루만져주고 싶어진다.

 신학적인 논란을 접어두고, 구원은 결국 혼자 기도할 때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 때에야만이 온전히

나의 부끄러운 마음 그대로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오래 묵어 차일피일미루던 그 어떤 상처에 비로소

메스를 대는 것처럼 아픈만큼 새롭다.

 칼 융은 자신의 심리학을 '컴플렉스의 심리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컴플렉스나 마음의 고통이 바로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입구,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문이 된다는 의미인 듯 하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문제에

진정으로 마주하는 사람은 마음의 전격적인 변화를 경험하기도 하는데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과 같은 느낌이

라고 한다.

 무언가 많이 드러내려하는 날이면 더욱 외로워지고만다.   결국 다시 혼자 기도한다.